04. 물질의 전기적 성질
전기가 흐른다는 말은, 사실 “물질 안에서 전하(전자)가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모든 물질이 전자를 똑같이 내보내지는 않습니다. 어떤 물질에서는 전자가 원자에 느슨하게 묶여 있어 쉽게 빠져나오고, 어떤 물질에서는 전자가 단단히 잡혀 거의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 차이가 곧 전기적 성질의 출발점입니다.

가장 단순한 기준은 자유전자의 유무입니다. 금속 같은 도체는 자유전자가 많아, 전압을 걸면 전자들이 “도로가 뚫린 것처럼” 한꺼번에 이동합니다. 그래서 전선(구리, 알루미늄)은 전류를 잘 흘려보내는 역할을 맡습니다. 반대로 고무나 유리 같은 부도체는 전자가 원자 사이에 강하게 묶여 있어, 전압을 걸어도 이동할 전하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콘센트 바깥의 플라스틱처럼 “전기를 막아야 하는 자리”에 쓰입니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가 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도체처럼 무조건 잘 흐르지도, 부도체처럼 완전히 막히지도 않습니다. 조건(온도, 빛, 불순물)에 따라 전류가 달라져서, 전기를 조절하는 재료가 됩니다. 실리콘(Si) 같은 순수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전하가 많이 움직이지 않지만, 아주 소량의 불순물을 섞으면 상황이 바뀝니다. 전자를 하나 더 “내놓기 쉬운” 원소(예: P, As)를 넣으면 n형이 되고, 전자가 빠진 자리(정공)를 만들기 쉬운 원소(예: B)를 넣으면 p형이 됩니다. 즉, 반도체는 재료를 살짝 바꾸는 것만으로 “움직일 전하의 종류와 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n형과 p형을 맞붙이면 P–N 접합이 생깁니다. 이 접합은 전하가 한쪽으로만 이동하기 쉬운 “문(게이트)”처럼 동작하여, 전류의 방향을 통제합니다. 그래서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정류를 하고, LED는 접합에서 전자와 정공이 만나며 에너지가 빛으로 나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더 나아가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켜고 끄거나(스위치), 작은 신호를 크게 만들며(증폭) 전자기기의 논리를 구현합니다.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한 칩에 빽빽하게 담아 만든 것이 집적회로(IC)이고, 그 안에서 CPU, 메모리, I/O(in/out) 같은 기능이 나뉘어 돌아갑니다.

정리하면 도체는 흐르게, 부도체는 막게, 반도체는 조절하게 만듭니다. 전선, 절연체, 스마트폰 칩이 서로 다른 재료를 쓰는 이유가 됩니다.

'[2022개정] 통합과학1'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2개정 통합과학] 3.시스템과 상호 작용 1.지구 시스템 - 2 (0) | 2025.12.26 |
|---|---|
| [2022개정 통합과학] 3.시스템과 상호 작용 1.지구 시스템 - 1 (0) | 2025.12.24 |
| [2022개정 통합과학] 2.물질과 규칙성 2.물질의 규칙성과 성질 - 4 (0) | 2025.12.22 |
| [2022개정 통합과학] 2.물질과 규칙성 2.물질의 규칙성과 성질 - 3 (0) | 2025.12.19 |
| [2022개정 통합과학] 2.물질과 규칙성 2.물질의 규칙성과 성질 - 2 (0) | 2025.12.18 |